UN 인권사무소 예멘 직원, 후티 억류 중 숨져…튀르크 대표 '독립적 조사' 요구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31일(현지시간) 예멘 후티 반군에 2년 넘게 억류돼 있던 유엔 인권사무소(OHCHR) 예멘 사무소 직원 모하메드 엘 샤미(Mohammad el Shami)가 숨졌다며 독립적 조사를 요구했다. 유엔 뉴스에 따르면 유족은 그가 한 달도 더 전에 숨졌지만 최근에야 이를 통보받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도 같은 날 별도 성명을 내 사망을 규탄하고 조사를 촉구했다.
튀르크 “유족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튀르크 대표는 성명에서 “유족은 사망 원인이나 경위에 대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그들은 진실을 알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티 측에 모든 관련 의료·구금 기록을 공개하고 증거를 보존하며, 공표된 사망 원인을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있게 하라고 요구했다. 알자지라는 그가 “완전한 투명성”과 “신속하고 독립적이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튀르크 대표는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튀르크 대표는 아직 억류 중인 유엔 직원이 걱정된다며 인권사무소 동료 7명과 구금된 인도주의·시민사회 활동가들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석방을 다시 촉구했다.
구테흐스 “경위 불분명, 답을 구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이 끔찍한 비극을 둘러싼 상황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유엔 뉴스가 인용한 성명에 따르면 그는 2024년 6월 구금 이후 후티 측이 유엔이 거듭 요청했음에도 엘 샤미의 안위에 관한 정보나 생존 증거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엔은 “사실이 어떻게 된 것인지 후티 사실상 당국에 긴급히 답을 구하고 있다”고 했다. 알자지라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엘 샤미의 사망에 “경악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즉각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하고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억류 배경
유엔 뉴스에 따르면 엘 샤미는 2024년 6월 후티가 유엔 직원 13명을 붙잡은 일련의 급습 중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당시 후티는 유엔과 비정부기구에서 일하던 60여 명을 구금하고 이들을 “미국·이스라엘 스파이망”의 일원이라고 주장했다. 후티가 구금자 일부를 방송에 내보내 서방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협력자로 소개한 적이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후티 측의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엘 샤미는 후티 억류 중 숨진 두 번째 유엔 직원이다. 앞서 2025년 2월 세계식량계획(WFP) 직원이 구금 중 숨졌다. 억류된 인원은 자료마다 다르다. 유엔 뉴스는 10월 중순 기준 유엔 직원 71명이 후티에 억류돼 있다고 전했고, 알자지라는 엘 샤미를 포함해 유엔 직원과 비정부기구 직원 72명이 억류됐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유엔은 직원 안전 우려로 2025년 2월 후티 장악 지역 일부에서 활동을 중단했고, 지난달 6일에는 WFP 직원 1명이 석방됐다고 발표했다.
격화되는 내전
유엔 뉴스에 따르면 예멘은 2014년부터 내전 중이며 2022년 유엔 중재 휴전 이후의 상대적 안정은 무너졌다. 한스 그룬드베리 유엔 특사는 지난달 9일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예멘이 “여러 전선으로 번지는 전면전으로 되돌아갔다”고 보고했다. 그는 억류자 상당수가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안고 있어 석방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올해 2,200만 명 넘는 예멘인이 지원이 필요하다고 집계한다.
튀르크 대표는 “동료를 억류함으로써 사실상 당국은 가장 심각한 인도주의·인권 위기에 놓인 예멘 주민을 지원하려는 우리의 능력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방향을 바꾸라”고 촉구했다. 이 기사는 유엔 뉴스와 알자지라 보도를 근거로 했으며, 유엔 인권사무소 성명 원문은 열람하지 못했다. 사망 원인과 사망 일시는 공개되지 않았다.